레오의 추모 공간
레오의 소중한 기억이 머무는 WAB-01 추모 공간. 사진과 편지를 읽고 촛불과 헌화로 그리운 마음을 전하세요.
레오 · 8살
2017.11.26 — 2026.04.04

아이에게 남긴 편지
갑작스러운 병으로 고생한 우리 레오야. 너는 우리 가족이 이혼 후 가장 힘든 시절에 찾아와준 가장 따뜻한 요정이었어. 어떤 강아지를 보아도 너의 웃음이 그립고 털결이 그립다. 아기 시절엔 나랑 같이 잤는데, 너가 3살이 되던 날 나에게 갑자기 강아지 알레르기가 찾아왔어.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자니 외로워서 눈물이 뚝뚝 흘리던 너를 뒤로 하고 사흘 밤낮을 걱정하며 새벽에도 일어나서 너가 잘 자는지 확인했다. 이런 온라인이라도 없으면 내가 너무 레오가 그리워서 힘드네… 꼬물이 아기 때 내가 안으니 절대 놓지 말라는 듯이 품에 부벼서 안기는 너. 그때 나는 너를 데려오겠다 다짐하고 너를 데려왔지.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어, 무언가 날 닮아서 그런지 어릴 적부터 점잖고 조용하고 나를 닮았었지. 4살 때부터는 내가 알레르기가 갈수록 심해져서 가려움이 미친 듯이 올라와서 이젠 안아줄 수도 만질 수도 없게 되었어. 그나마 가끔 5분 만져주는 게 다였지. 그리고 올라온 알레르기는 가라앉을 때까지 버티고 손을 씻고 그러고서라도 5분이나마 만지고 싶었어. 제일 후회되는 건 레오랑 산책을 자주 못 나가고 어디 좋은 곳 데려가주지도 못한 거… 이혼 후여서 그런지, 나도 몇년동안 많이 힘들어서 어디 나갈 생각을 못했지. 그렇게 나는 레오를 많이 돌보지 못한게 너무 미안해… 이런다고 레오한테 누나 사과가 닿진 않겠지만 여기라도 미안하다 쓰고 싶었어. 레오는 오늘 하늘동산에서 뭐할까? 그 검은 강아지랑 놀고 있으려나? 레오 기억나? 레오가 별나라 가고 정확히 일주일 후에 내 꿈에 레오가 찾아와서 검은 강아지랑 같이 무지개 동산에서 놀고 있었잖아! 누나도 가고 싶었는데 왜인지 꿈에서 발이 안 떨어지더라… 레오야 많이 신경 못 써줘서 미안해. 레오에게 첫 경련이 일어날 때 새벽에 씻지도 않고 자던 그대로 슬리퍼끌고 택시타서 얼마나 놀랐는지… 뇌수막염이라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길어야 10개월이고 평균적으로 5개월 내로 하늘나라 간다 하셨는데 그래도 우리 레오는 힘든데도 1년 반이나 버텨줬다? 스테로이드가 약에 더 많이 섞여갈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준비했어. 누나는 하늘 사람들이랑 소통을 할 수가 있거든? 25년도 겨울 쯤에 꿈에 호랑이가 찾아와서 26년 4월 4일을 조심하라 했어. 그래서 4월 3일 밤에 긴장하고 잠들었는데… 새벽 4시 44분에 걸려온 동생 전화를 받아보니, 우리 레오가 하늘로 갔다 하더라. 이건 우리 레오랑 누나만 알고 있어야 해. 엄마한테 한참 전에 4월 4일 얘기를 했었는데 듣질 않았었거든… 누나가 힘이 닿는다면 하늘동산에 줄이 닿는다면 자주 얘기 나누러 올게. 아직도 너무 힘든데 우리 레오는 그 1년 반, 어쩌면 2년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나쁜 주인이어서 미안하고 사랑해. 8살밖에 안 됐는데 데려가신 하늘도 무심하시다. 그치만 우리 레오가 그만큼 하늘에 필요한 큰 존재라 생각하고, 그래서 일찍 갔구나라고 생각해볼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