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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봉의 추모 공간

김봉봉의 소중한 기억이 머무는 VS-11 추모 공간. 사진과 편지를 읽고 촛불과 헌화로 그리운 마음을 전하세요.

김봉봉 · 14살

2011.11.11 — 2026.11.01

김봉봉의 추모 사진

아이에게 남긴 편지

봉봉아, 네가 안 움직이는 거 빼고는 우리 집에 모든 게 그대로야. 12시간 뒤에 넌 장례 치르고 없을 텐데, 그때 나는 너 없는 집에 더 이상 어떻게 오지? 내가 말로만 잘해줘서 미안해. 언니는 계산밖에 안했던 것 같아. 돈으로 해결하려 했어. 그럴 거면 더 좋은 거라도 끝장나게 많이 해줬어야 했는데, 이제야 좀 안정적으로 버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 뭐가 그렇게 급했을까 울 애기. 언니 보겠다고 현관까지 나왔는데 언니가 너무 늦어서 미안해. 더 많이 보러 왔어야 했는데 늘 뒷전이었어, 미안해. 병원 말만 듣고 내가 너무 안일했어. 왜 토요일 밤에 안 갔을까. 대체 왜 그랬을까. 평소에 쓰러지는 애도 아닌데... 내가 안 간 게 뭐에 씌인 것 같아. 하필 이번 주라니. 거실에 가족들 다 같이 모여 있는 게 너의 최애였는데 그걸 많이 못 해줬네. 그랬으면 우리 봉봉이가 조금이라도 더 힘냈을까. 토요일에 올걸... 그랬으면 더 많이 봤을 텐데. 더 많이 같이 잘걸, 오늘이 마지막 밤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화장실 들어가면 외출하는 줄 알고 늘 화장실 앞에서 낑낑거렸지. 아직도 습관적으로 화장실 문을 살짝 열어두게 된다. 잘 보내주라는 말이 뭘까. 너는 어떻게 해야 잘 가는 걸까, 그리고 꼭 보내줘야 하는 걸까. 나는 보내고 싶지 않은데 아직 그럴 준비도 안 됐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당장이라도 네가 일어날 것 같아. 모든 게 거짓말 같아. 그냥 세상이 가짜 같아. 진짜 몰카 아니야? 허접한 영화들도 이렇게 허무하게는 안 끝나잖아. 서사가 있는 거잖아. 왜 아무것도 못 하고 이렇게 가버리는 거지? 봉아, 네가 생각해도 그건 아니지 않아? 병원에 가기 그렇게 싫었을까? 도시에 살았으면 더 오래 살 수 있었을까? 병원도 더 자주 갈 수 있었을 텐데, 이제 돈 걱정 없이 다 해줄 수 있는데 왜 가버린 거야... 언니는 네가 늘 눈뜨던 새벽에 눈이 떠졌어. 근데 그건 엄마도 그런 것 같아. 닭도 아니고 맨날 아침 일찍 일어난다고 투덜거렸는데 그것도 너무 미안하다. 네가 오죽했으면 매일 새벽같이 일어났을까 생각을 못 했네. 곧 울 봉봉이 약 먹고 계란이랑 고구마 먹을 시간인데, 주방에 네가 걸어가는 소리가 안 들려서 너무 이상해. 밥은 왜 하나도 안 먹고 간 거야. 무슨 기력으로 버티려고... 진짜 좋아하던 거나 다 먹고 가지, 너무 속상해... 언니는 살아온 인생 절반이 너랑 함께였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혼자 가버리면 나는 어떻게 해. 그런 게 어딨어. 진짜 봉아, 언니 아무것도 모르겠다. 바보가 되어버린 것 같아. 그리고 아무것도 못 하겠어, 울 바보 강쥐. 내 사랑, 내 아가, 언니한테 사랑을 알려줘서 고마워. 이런 사랑은 두 번 다시 못할 것 같아. 기다리게만 해서 미안해. 이젠 언니가 기다릴게, 꼭 언니들 아가로 찾아와줘.

아이의 공간을 오래 간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