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의 추모 공간
하비의 소중한 기억이 머무는 VJ-04 추모 공간. 사진과 편지를 읽고 촛불과 헌화로 그리운 마음을 전하세요.
하비 · 9개월
2018.12.14 — 2019.10.06

아이에게 남긴 편지
하비야 오랜만이지? 이렇게 온라인으로 추모도 할 수 있고 세상이 많이 좋아지긴했나봐. 아무것도 모르고 모든게 미숙했던 시절. 샵에서 오랫동안 분양이 되지 않은 아이라면서 이쁘고 작은 새끼동물들 사이에 혼자 유독 얌전하고 덩치가 컸던 너. 그 당시 아직 반려동물 들일 준비가 안되어서 일단 보러만 갔던 날, 널 보고 그 자리에서 모든 반려동물용품을 한 번에 구매한 후 널 집으로 데려갔었지. 너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학교 끝나자마자 친구들과 노는 건 항상 뒷전이였던거같아. 등교 한 후에도 집에 하비가 뭐 하고 있으려나 밥이랑 물은 틈틈히 마시고 있으려나 하면서 공부가 중요한 시기인데도 오로지 네 생각뿐이였던거같아. 꿈이 없어서 바로 취업하려고 실업계로 갔던 내가 네가 온 순간부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엄마한테 “나 대학가고 싶어. 동물쪽 전공으로” 이 말을 꺼냈었지. 꿈 없이 오직 돈만 벌어야지 생각했던 나에게 네가 꿈을 줬어. 네가 나의 첫 반려동물이여서, 내가 모든게 미숙하고 아무것도 몰라서, 네가 아프다는 걸 뒤늦게서야 알아챘을 때. 나 자신이 너무 밉고 너에게 너무 미안했어.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 했을 때 눈물을 참고 싶었지만 참아지지가 않았어. 애기때 이후로 병원에서 그렇게 오열한 적은 난생 처음이였어. 집에 와서 너의 흔적들을 보니 더더욱 견딜 수가 없었어. 내 자신이 너무 무능해서 아직 어린 널 아프게 떠나보냈구나, 내가 아니라 다른사람이 키웠다면 더 오래 살았을텐데, 아프지말고 좋은 곳으로 가라고 보내줘야하는데 내 미련이 널 아직 못 보내서 며칠 내내 너의 흔적이 남은 물건과 사진과 영상들을 보면서 매일매일 울며 지냈던거같아. 누나 참 울보다 그치? 누나는 지금 고양이 두마리 키우고 있는데 이제 7살 5살이 되었어. 둘 다 길거리 구조 했을땐 완전 애기였는데 시간이 참 빠른 거 같아. 하비도 살아있었다면 지금쯤 8살 정도 되었겠지? 8살이 되었어도 넌 여전히 사랑스럽고 애기같았을거같아. 누나 대학도 졸업하고 동물병원에서 일 열심히 하면서 지내고 있어 지금 같이 살아가고 있는 애들은 절대 아프지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할게. 혼자 외롭게해서 미안해 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줄 수 있지? 동생들 오래오래 살고 나중에 무지개 다리에서 만나면 서로 싸우지말고 잘 지내줘. 알았지? 끝으로 하비야 누나는 아직도 네가 많이 보고싶어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해 -너의 누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