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둥이의 추모 공간
흰둥이의 소중한 기억이 머무는 CQ-02 추모 공간. 사진과 편지를 읽고 촛불과 헌화로 그리운 마음을 전하세요.
흰둥이 · 16살
2008.03.01 — 2025.01.22
아이에게 남긴 편지
흰둥아 거기서 잘 살고 있지 너가 하늘의 별이 되었을 땐 처음엔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어 내가 너한테 관심이 크게 없어보였었지? 아니야 흰둥이와 깝죽이 너희가 내 진로를 정해준 아이들이야 내가 표현을 못하는 성격이여서 그런지 너한테도 큰 사랑을 못 준 거 같아 보잘것 없는 우리 가족들에게 찾아와줘서 고마웠어 흰둥아 나 곧 성인돼 너가 떠나간지 곧 2년이 되어가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정말 맞는 말 같아 시간이 지날 수록 너가 떠난 게 받아들여져 모든 생명들이 무한하진 않으니까 흰둥아 요즘 깝죽이도 상태가 정말 안 좋아 깝죽이를 볼 때마다 티는 못 내지만 너무 마음이 안 좋아 또 큰 이별을 겪어야 하는 게 너무 두려워 흰둥아 내 꿈은 동물보건사야 내가 머리가 좋진 않아서 수의사는 못 됐어...ㅎㅎ 흰둥이랑 깝죽이 너희가 미래에 내 자식들로 찾아와줬으면 좋겠어 아 아니다 그냥 평생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재벌 자식들로 태어나 이미 흰둥이 넌 다른 삶을 살고 있으려나? 흰둥이 넌 정말 순하고 영리했으니까 잘 살 거야 난 아직도 할매집 안방에 누워있을 때 너가 내 옆에 맨날 찰싹 붙어서 누워있던 그 느낌이 생생하고 그리워 널 만졌던 그 촉감도 아직 기억나 내 어린 시절 7년동안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웠어 우리 정말 힘들게 컸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선 따로 살게 되었지만 넌 나의 영원하고 잊을 수 없는 친구야 내가 너를 못 놓고 못 살게 구는 걸까? 사별은 너가 처음이라서 더 그런 걸까? 남들이 보기엔 동물한테 뭐 이정도까지 하냐 생각하겠지만 넌 나의 가족이였어 흰둥아 진짜 넌 너무 귀엽고 이쁘고 사랑스럽고 너무 착하고 똑똑하고 완벽한 강아지였어 더 만져줄 걸 더 쓰다듬어줄걸 미안해 흰둥아 거기서 깝죽이 고통스럽지 않게 힘 좀 써줘 할매랑 이모가 많이 힘들어 해.. 깝죽이가 더 힘들겠지? 그냥 요즘 너무 심란하다 내 대학 결과도 처참하고 내가 너무 막 살았나봐 미안해 이렇게 살아서 흰둥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