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의 추모 공간
구찌의 소중한 기억이 머무는 CL-36 추모 공간. 사진과 편지를 읽고 촛불과 헌화로 그리운 마음을 전하세요.
구찌 · 1살
2024.05.01 — 2026.03.01
아이에게 남긴 편지
잘지내? 해씨별은 어때? 거기선 맛있는거 맘껏 먹고있어? 사람들은 햄스터가 인간과 교감이 잘 안된다고 말해.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고.. 근데 있잖아. 넌 내가 항상 힘들때마다 나와서 날 봐주더라. 진짜 신기하게도 매번 그랬어. 너무 힘들고 지치는날 방에 불을 키면, 넌 분명이 자고있을 시간인데도 부시럭대며 나와서 문을 열어달라는듯 앞에 서있었어. 그것도 가만히. 아무도 없는집에 지친상태로 들어가 외로운 그 순간이 너로인해 따듯했다는걸 넌 알까? 솔직히 말하면 너에게 미안한게 많아. 과제가 많다는 이유로, 알바가 힘들었다는 이유로 널 정성껏 돌보지 못했으니까. 어쩌다 한번 너가 날 세게 문적이 있었는데 바보같이 그게 무서워서 널 한동안 만지지 않은적도 있었지. 밥만주고 물만갈아주고 집청소만 해주고. 네가 가기전에 좀 더 많이 쓰다듬어줄걸. 넌 네 성격처럼 갈때도 조용히갔어. 새로 산지 얼마안된 나무 집에서 편하게 잠들어있었지. 어쩌면 그날 아침부터 넌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원래 네가 잘 시간이니 난 아무렇지 않게 학교를 다녀왔고, 뭔가 이상해서 집 뚜껑을 열어보니 네가 편하게 눈을 감고있었어. 장례를 치뤄주지 못해미안해. 그마저도 화분에 묻어줘서 미안해. 지방에 사는지라, 햄스터를 화장해주는곳이 없더라. 타지까지 가야했거든. 이것도 너무 인간의 마음이라 미안해. 간식 많이 못줘서 미안해. 네가 좋아했던 드롭스, 해바라기씨, 밀웜. 네 건강을 위해 조절한거지만 그래도 조금 더 줄걸 싶더라. 많이 쓰다듬지 못해줘서 미안해. 넌 매번 나에게 관심을 줬지만 난 그만큼의 관심을주진 못했어. 미안해 정말. 다음생엔 인간으로 태어나서 맛있는거 꼭 많이먹고, 오래오래 살다가.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