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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추모 공간

줄리의 추모 공간

줄리의 소중한 기억이 머무는 CA-17 추모 공간. 사진과 편지를 읽고 촛불과 헌화로 그리운 마음을 전하세요.

줄리 · 10살

2016.10.12 — 2026.10.28

줄리의 추모 사진

아이에게 남긴 편지

안녕 아가 우리 같이 하기로 한게 너무너무 많았는데..그치? 아프면 티라도 내지 싶기도 하다가 또 너무 많이 아프진 않아서 다행인가 싶다가도 혹여나 내가 알아채지 못해서 늦은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어 미안한 게 너무 많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후회되는 건 조금 더 놀아줄걸 사랑한다 해줄걸 하는 거야 너무 건강해 보였던 병원 가기 전 마지막 저녁에 자러가면서 한번만 더 안아줄걸 하는 그런 거 있잖아 진짜 사랑해 우리 애기 강아지랑 주인은 부모자식의 인연이래. 그리고 강아지가 죽으면 사람으로 태아난대. 그러니까 꼭 내가 크는 모습 잘 지켜보다가 우리 부모자식의 연으로 다시 만나자. 그때는 못해줬던 사랑한다는 말 질릴만큼 듣게 해주고 너가 좋아하는 귤이랑 고구마도 그만 먹고 싶다고 생각할 때까지 줄게 내가 만약에 너가 갑자기 떠날까봐 내 이름 계속 알려줬잖아, 그러니까 너도 어느날 내가 보고싶어지면 꿈에서라도 나 찾아와 알겠지? 언니는 네다섯살 쯤의 기억이 인생의 첫 기억이야. 우리가 처음 만난 게 내가 일곱 살 때니까 지금까지 내 인생의 대부분의 기억은 너랑 함께 있었던 기억인 셈인거지. 어릴 때부터 기억을 되돌아보면 언니는 너무 행복했어. 너 안고 가다가 계단 앞에서 넘어졌던 초등학생 때도 나는 내 팔을 다치고 너를 지켰는데 나는 아는 척도 안하고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는 너를 보며 막 웃었던 기억부터 매일 귤을 까면 자다가도 나한테 달려오던 일상까지 너랑 함께하면서 안 행복한 기억은 없었어. 심지어 강아지 놀이터에서 다른 강아지랑 싸우던 너를 막다가 물려서 엉엉 울었던 어린날에도 아프고 슬프기도 했지만 너가 다치지 않은 게 더 좋았어. 나의 평생의 기쁨을 안겨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만 바라보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세상을 안겨주는 기분이 들게 해주는 것이란걸 알려줘서 고맙고 너무 사랑해. 하늘에서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내 일상은 그저 그래. 사실 슬플 때가 더 많아. 학교에서 문득 너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뒤에서 자는 척하고 운 적도 엄청 많아. 친구들이 위로도 해줬는데도 눈물이 나더라. 집에서도 앞에서는 괜찮은 척 했는데 샤워하다가도 엉엉 울었고 과외하다가도 울어서 수학문제를 못 풀 뻔하기도 했어. 어제는 샤워하고 너 집이 있던 거실 벽으로 향하며 ‘우리 강아지~’를 당연스레 외칠 뻔 하기도 했어. 그러니까 진짜 너가 없는 게 실감이 되더라. 많이 울고 슬퍼하고 있지만 너는 내가 웃는 게 더 좋겠지? 금방 털고 다시 웃는 일상을 보내볼게. 언니 웃는 거 예쁜 사람인 거 알지?ㅋㅋ조금만 기다려 아가. 조금 덜 슬퍼하고 우리의 십 년을 행복한 추억으로만 생각하는 날이 오도록 할테니까. 그리고 언젠가는 너를 사랑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동생도 사랑할 준비도 할 수 있게 되겠지? 이런 말 하면 너가 서운해 하려나. 그만큼 괜찮아질거라는 얘기야. 근데 아무리 좋은 동생을 들여도 너만큼 똑똑하면서도 엉뚱한데 예쁜 강아지는 없을 것 같긴 해. 진짜 두서없는 말이었지? 근데 너는 내가 진짜 이상하게 말해도 다 이해할 거라고 믿을게. 우리는 소울메이트잖아. 어떤 모습으로 만나더라도 오래 가는 인연이 되자 우리.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나의 일곱살 겨울이 운명의 순간이라고 믿거든. 여기 매일 찾아와서 너 생각할게. 사랑해. 진짜 사랑해 아가. 꼭 다시보자 우리!!

아이의 공간을 오래 간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