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름이의 추모 공간
빠름이의 소중한 기억이 머무는 AV-20 추모 공간. 사진과 편지를 읽고 촛불과 헌화로 그리운 마음을 전하세요.
빠름이 · 12살
2012.11.15 — 2025.03.23
아이에게 남긴 편지
나는 아직도 너와의 마지막 날을 생생히 기억해. 마치 어제 일어났던 일인 것처럼 선명하게 남아있어.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이라 더 그런걸까. 내 인생의 절반을 너와 함께했기에 한동안은 너가 떠났다는 걸 부정하며 살아온 것 같아. 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내 목숨보다도 더 소중했던 존재니까. 이 사실은 아직도 변치않아. 너는 내가 우는 날이면 꼭 꿈에 나타나주었지. 마치 나를 안심 시키듯 달래주며 꿈속에서 환하게 웃어주었지. 내가 너를 놓아줘야 겠다고 결심한 순간은 몇 달 내내 울면서 잠이 들었는데 그 날도 어김없이 너가 꿈에 나타났어. 근데 평소와는 다르게 많이 슬퍼보이더라. 그리고 그 꿈에서 아버지가 내게 “이제는 놓아줘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않는 느낌이더라. 내가 너를 너무 붙잡고 있었구나. 내가 너를 더 힘들게 하고 있구나 생각하며 마음을 잡았어. 너를 보내주기로 다짐을 하며 너의 사진을 보면 맨날 울기 바빴던 내가 우리 공주 어쩜 이리 예쁠까 하며, 너와의 좋았던 추억들을 생각하며 웃음 짓는 일이 많아졌어. 그렇게 지내다 보니 마지막 꿈 이후로 너는 더이상 내 꿈 속에 나타나지 않았어. 늦었지만 마음 편히 잘 갔을까? 이제는 어디 아픈 곳이 없을까? 밥은 잘 먹고 잠은 잘 자는 지 궁금한게 너무 많지만 나는 네가 어디에 있든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야. 더는 아프지 않게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해. 그리고 마지막에 언니가 했던 말 기억할까? 강아지가 먼저 죽으면 무지개 다리에서 주인이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너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나를 기다리지 말고 그냥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달라고. 우리의 처음이 그렇듯 내가 다시 너를 찾아갈 테니, 너는 부디 꼭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달라고. 네가 태어난 날도, 어디서 온 건지, 어쩌다 그 길 위까지 오게 된 건지 아무 것도 모르지만 우린 꼭 다시 만날 것만 같아. 이번에도 내가 다시 너를 찾을게. 꼭 만나러 갈게. 사랑해 내 공주 빠름아. 나에게 사랑받는 법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정말 많이 사랑해, 내 공주.